우연히 영화 '썸' 시사회에 갈 기회가 생겼다.
오랜만에 종로에 갔고 시사회는 허리우드 극장에서 있었다.
괜찮았던 예고편과 고수의 첫번째 영화라는 점도 기대를 크게했다. 뭐 예고편이야 언제나 멋지게 만들어지는 것이고, 브라운관 스타가 스크린에서도 성공한다는 공식은 없지만...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시원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가 없었던 국산 영화계에 괜찮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 한 편이 나왔다고 할 수 있겠다.
광고하는 것보다 액션이나 자동차 추격신들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볼거리 영화에 목말라 있던 나에게는 가까스로 찾은 물 한 모금이었고 할까? 물론 아주 시원한 물까지는 아니었지만...
꿈 속에서 본 사건이 현실에 나타나는 일, 이른바 '데자뷰'라는 양날의 칼을 영화 전반에 이용한 '썸' 여주인공의 꿈과 현실의 교차를 보여주면서 영화 내내 은근한 긴장감을 유지하면 관객들을 몰입하게 했다. 영화 몇몇 장면에 수 백명(?)의 관객들이 동시에 웃거나 탄성을 지르게 만들 정도로 상당한 몰입도를 갖고 있다고 할까?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면서 중간중간에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을 삽입하고 있지만, 영화는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별로 없는 깔끔한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내내 많은 함정과 함께 복선을 깔고 있어 눈치가 빠른 관객들이라면 결말 5~10 부분은 바로 다음 장면을 예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예상대로 영화가 풀려나가자 약간 김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아쉬운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역시 볼만한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랏가면서 주연배우 고수, 송지효와 장윤현 감독과 감초 코믹 연기를 보여주었던 조경훈이 무대인사를 나와, 많은 관객들이 디카, 폰카를 들고 앞으로 뛰어나가게 했다.
요즘 국산 영화중에 이만한 볼거리가 어디있겠는가? 고수의 스크린 데뷰는 상당히 괜찮다. 별은 4개...
무대인사중...폰카이고 어두서워 화질이 정말 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