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누구나 꿈꾸던 그런 날을 꿈꾸었다.
언젠가는 들려주리라...
우리는 그만큼 쓸쓸할 수 밖에 없었는지.
서로에게 이교도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위대한 안배 속에 어떤 외침들이 있었는지.
삶은 저만치 멀고 죽음은 이만큼 가까우니,
언젠가는 보여주리라...
사막의 순례자가 그 끝에서 보았을 영롱함과,
그 봄날에 꿈꾸었던 가장 찬란했던 꿈들과,
가슴에 담아두어야했던 그 많은 이야기들을.
현실의 무게
이상의 허상
언어의 가벼움
마음의 뜨거움
그의 오해와
그녀의 무관심
눈물의 희극과
웃음의 비극
흐르는 구름은 어디로 향하나요?
정처없는 마음은 어디에 머무나요?
가을, 투명한 하늘의 푸르름 아래서
한없는 부끄러움에 눈을 감습니다.
내가 피고, 그 사이 그대가 지고
다시 그대가 피고, 또 내가 지고
모든 시작에 결국 끝이 따른다면
끝이 없을 그 끝에서 찾아와줄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