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사가(Twilight Saga)'의 마지막 이야기 '브레이킹던(Breaking Dawn)'.
순순히 벨라와 에드워드 윈윈전략이 성공하는 듯하지만, 틴에이지 로맨스 소설답게 사건이 터지고 만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들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이야기가 마지막의 핵심.
'지난 이클립스(Eclipse)'의 마지막에 제이콥의 이야기가 잠깐 등장하는데, 이번에는 제이콥의 시각에서 많은 부분이 진행되는 점은 정말 획기적이라고 할까? 에드워드나 앨리스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이야기의 또 다른 매력인 늑대인간, 제이콥의 시각은 이야기의 진행 뿐만 아니라 트와일라잇 세계관의 정립에도 도움이 된다.
벨라의 새로운 삶, 컬렌가의 새로운 가족들, 그리고 뱀파이어의 역사에서 새로운 시작까지...여러 의미에서 '새로운 새벽(Breaking Dawn)'이 시작된다. 뱀파이어와 어울리지 않게 동화처럼, '왕자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식의 결말은 아쉽지만 뭐, '10대를 위한 잔혹동화'로 해두자.
가장 흥미로운 점은 새로 등장한 엄청난 수의 뱀파이어들과 그들의 특수한 능력인데, 벨라의 특수능력보다 엄청난 '벤저민'의 능력이다. 무려 공기, 물, 불, 그리고 대지를 조종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 영화 '라스트 에어벤더'로 더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아앙의 전설'의 주인공 '아앙'이 떠오르기도 한다. 같은 뱀파이어인 '월야환담'의 '아르곤'과 '아그니'를 합친 것보다도 강하려나? 영화 속에 등장한다면 '엑스맨'의 '스톰', '아이스맨', '파이로'를 더한 것보다도 다양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듯하지만, 아쉽게도 결말은 그런 스펙터클을 채워주지는 못한다. 개봉할 영화에서는 내용이 좀 수정되어서 화려함을 보여줄 수 있으면 대박일텐데...
스테프니 메이어, 그녀가 만든 방대한 세계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날리 없다. '브리 태너'를 시작으로 발표될 매력적인 외전들이 더욱 기대된더.(벤저민의 이야기는 꼭 나왔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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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프니 메이어 - 브레이킹던 (Breaking 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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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프니 메이어 - 이클립스 (Eclipse)
이 시리즈의 앞선 두 권, '트와일라잇(Twilight)'과 '뉴문(New moon)'의 분량도 적지 않은 편인데, 이 시리즈는 뒷 쪽으로 갈 수록 점점 분량이 많아진다. 이클립스는 뉴문보다, 마지막인 브'레이킹던(Breaking Dawn)'은 이클립스보다 분량이 많다. 그만큼 읽는데 더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
뱀파이어보다 더한 탐욕의 '벨라'는 이번에는 어처구니 엄청 우유부단으로 독자를 짜증나게 하기에 충분하다. 뱀파이어가 되려는 욕망 뿐만 아니라 뱀파이어(에드워드)와 늑대인간(제이콥) 사이에서 우유부단과 둘을 모두 소유하려는 욕심은, 내가 읽었던 어떤 소설의 주인공보다도 멍청하고 파렴치하며 분노하게 만든다. 현실에서 진짜 그런 인간이 존재한다면 '재앙'이나 다름 없겠지.
뉴문이 완결된 이야기가 이니라고 했는데, 그 이야기의 완결은 이클립스에서 만날 수 있다. 새로운 달(뉴문; new moon))으로 등장한 늑대인간 제이콥의 사랑이 '벨라의 태양' 에드워드를 가려서 일식(이클립스; eclipse)를 만들어내는 이야기로 말이다. 광기와 관련있고 늑대인간의 전설과도 닿아있는 달이기에 에드워드의 호적수로 등장한 늑대인간 제이콥은 새로운 달(뉴문)이기에 충분하다.
등장인물들은 예상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판타지 소설들을 읽어본 독자라면 충분히 예측할 만한 전개(동맹)는 뻔하지만 나름 재미있다. 큰 이야기 하나는 마무리 되지만, 볼투리가의 재등장과 에드워드와 벨라의 계약은 마지막 이야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제이콥의 시각으로 본 이야기는 외전을 예고한다. 이미 적으로 등장한 '브리'의 이야기로 '브리 태너'가 발매되었고, 작가가 작업 중단으로 선언한 ' 에드워드의 시각으로 본 트와일라잇 사가' 미드나잇선(Midnight Sun)'이 있는 점으로 볼때, 이 매력적인 늑대인간들의 이야기는 외전으로 충분하다.
브레이킹던은 어떤 의미의 제목일까? 이제 트와일라잇 사가의 마지막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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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프니 메이어 - 뉴문( New Moon)
트와일라잇 사가의 본편에 해당하는 4부작('트와일라잇', '뉴문', '이클립스', 그리고 '브레이킹던')은 이미 작년에 한꺼번에 구입하여, 작년에 읽은 트와일라잇을 제외하고는 책장에서 독서를 기다리는 중이었더. 오랜만에 그 두 번째 이야기 '뉴문'을 꺼내들어 읽었다.
트와일라잇이 주인공 '벨라 스완'과 뱀파이어 남자친구 '에드워드 컬렌'의 만남부터 고난 그리고 사랑의 확인까지 서장이라면, 뉴문에서는 전작에서 쑤려두었던 떡밥들을 상기시키며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전작에서 인디언의 후손 '제이콥 블랙'이 벨라에게 들려주었던 '늑대인간'과 '냉혈족(뱀파이어)'의 전설이 현실화 되면서 포크스에는 새로운 갈등이 생겨난다. 전설처럼, 월야환담 시리즈나 언더월드 시리즈처럼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은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과 뱀파이어라는 두 사람의 관계에는 위기가 찾아오고, 제이콥이 늑대인간이 되면서 삼각관계와 비슷한 관계가 형성된다. 이 시리즈를 읽는 내내 무서웠던 점은 바로 벨라라는 인간이었다. 얼마나 무모하고 대담하고 탐욕적일 수 있는지.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특히 불사를 얻기위해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하는 벨라의 탐욕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어쨌든 전작의 떡밥 중 늑대인간 떡밥이 드러나지만 가장 중요한 떡밥, '앨리스'가 본 '벨라의 미래'는 '볼투리 일가'와의 불편한 조우를 통해 다시 한번 상기된다. 수 천년을 살아오면서 세상에 재미을 읽어버린 늙은 뱀파이어들조차 흥미로워하는 벨라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을까? 뉴문에서도 그 떡밥만은 확인시키지 않으면서 종결나지만, 볼투리 일가와의 약속으로 어느 정도의 실마리는 제공한다. 더불어 아직 끝나지않은, 벨라를 노리는 '빅토리아'와 벨라를 지키려는 늑대인간들과의 싸움도 남아있다.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시리즈'에 비교하다면, 트와일라잇이 스스로 종결할 수도 있는 1편이었다면, 여러 사건들이 미완결로 끝나는 뉴문은 3편 '레볼루션' 없이는 종결될 수 없는 '리로리드'랄까? 빨리 다음 이야기 '이클립스(Eclipse)'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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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나 - 제리
무엇보다도 확실히 신세대답게 솔직하고 현실적인 내용에 충격을 받았다. 초반부터 등장하는 '노래방 도우미'는, 흔히 남성들끼리 노래방에 갔을 때 부르는 '여성 도우미'가 아닌, 여성들이 부르는 '남성 도우미'도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흔히 '호빠'라고 불리는 곳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광고 그대로, 내 나이 또래의 남성 들이라면 사춘기 시절 한 번 즈음은 접해보았을, '야설(야한 소설)'에 버금가는 성애 묘사도 가히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99.9% 남성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야설들 과는 달리 여성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성애 묘사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까?
남성 노래방 도우미와 여성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섹스는 책장을 넘기는 손을 무겁게 하고 글을 읽는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광고 문구인 '파괴적이고 충격적이며 반도덕적인 소설'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누구나 알고 경험하고 있지 않을까? 그 어두운 솔직함, '불편한 진실'을 부정하고 싶었기에 내 마음이 불편했을 지도 모르겠다.
섹스의 묘사와 심리의 흐름을 읽으면서 내내 궁금했다. 혹시 작가 자신의 경험담은 아닐지?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생생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결말은, 소위 '루저'들의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이 치닫는 불행한 결말 같아 답답했다. 소위 '스펙'을 강조하는 우리 사회에서, 취업과는 동떨어진 삼류 대학교 야간반을 다니는 대학생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하루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변질된 밤문화의 최하위층 남성 도우미를 하는 청년, 그리고 두 사람의 만남은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어쩐지 읽는 내내 조금은 촐싹되는 느낌의 '제리'는, 요즘 티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조권'의 이미지와 겹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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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최근 약 2 달동안은 책을 잡아도 끝까지 읽기가 어려웠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읽으려고 잡은 책도 몇 페이지를 읽고나면, 덮어놓고 다시 펴 읽게되지 않았달까? 정말 내 마음에도 가을이 왔나? 그러다가 요즈음 몇일 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다시 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을의 효과인지 버스나 지하철에서 않기만 하면 스르르 눈이 감기던 습관이 조금은 줄어들어서, 앞부분을 읽다가 그만두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2009년 3월에 발매된 책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책으로, '냉정과 열정 사이' 이후로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책을 사고 있는 유일한 외국 작가다.(베르나르 베르베르도 그랬었지만 이제는 식었달까?) 원래는 진작에 읽었어야했지만, '좌안'과 '우안' 시리즈에 밀리다보니 10월까지 오게되었다. 9월 말에 앞부분을 조금 읽었다가 덮어서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역시 '에쿠니 가오리'의 매력은, 이제는 긴 글보다는 짧은 글인지 기대에 비한다면 실망스러웠던 '좌안'과는 달리, 언제나 마음에 들었던 앞던 단편집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좋았다. 그녀의 소설들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에쿠니 가오리식 여주인공'들의 근본을 찾을 수있다고 할까? 목욕을 좋아하고, 사색에 잠기기를 좋아하고, 술과 담배를 좋아하고, 소소한 것들에서 찾는 재미를 좋아하는 그녀의 주인공들은, 모두 그녀 본인의 투사라고 확인할 수있다.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 좋아하는 색들, 좋아하는 소품들... 좀 더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온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취하기 부족하지 않은'이 아닐까한다? 그녀의 전형성에 면역이 생긴 독자라도 그녀의 매력에 다시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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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프니 메이어 - 트와일라잇 (Twilight)
아쉽게도 기본적인 플롯은 딱 하이틴 소설처럼 '두 남녀가 만나 첫눈에 반하다'이다. 정말 유치할 수도 있는 사랑이야기라고 할까? 하지만 그 유치한 사랑이야기에 남자가 뱀파이어라는 설정이 더해지면서 변형이된다. 더 무서운 점은 남자주인공이자 뱀파이어인 '에드워드'가 아니라 여자주인공이자 인간인 '벨라'때문이다.
뱀파이어인 에드워드의 인간의 피에 대한 갈망을 뛰어넘는, 인간 벨라의 뱀파이어의 존재에 대한 빠른 이해와 더불어 뱀파이어 피에 대한 갈망은 대단하다. 거의 불노불사에 근접한 뱀파이어가 되기를 원하는 욕망은 인간 본원의, 신이 되기를 원하는 위험한 갈망에 닿아있다고 할까? 바로 이 점이 일반 하이틴 로맨스와 차별화되는 '트와일라잇'의 특징이다.
뱀파이어물이지만 로맨스에 치중하다보니, 액션은 정말 빈약하다. 유혈낭자한 액션의 '월야환담' 시리즈와는 비교가 불가능. 하지만 상당히 읽기 편안한 문체는 나쁘지 않다. 예지능력을 가진 '앨리스'가 본 미래는 무엇이었을까?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는 뱀파이어들은 또 어떤 방식으로 다가올지, 작가는 후속편을 위해 떡밥을 뿌린다.
소설을 읽다가, 소설 속에서 엄청나게 아름답다고 묘사되는 에드워드와 그의 가족들의 실사판(?)이 궁금해서 영화의 캐스팅을 봤는데, 그나마 준수한 에드워드를 빼면 다들 아쉬웠다. 소설의 묘사처럼 더 매력적인 인물들이었으면 했지만, 아마 양키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시각과 우리의 시각이 다르니 그런 캐스팅이 나왔겠지. 아, 그리고 제작비도 빼놓을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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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 - 그림같은 신화
작가 황경신이 쓴 그림으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그림같은 신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꾼은 작가 이윤기일 것이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고전으로 생각되는 '토마스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은 번역자이기도 한 이윤기는, '신화를 읽는 12가지 열쇠'라는 주제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를 4권까지 펴내기도 했죠. 조금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에세이 형식의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쓰기도 했죠.
'페이퍼'로 유명한 작가 '황경신'이 바로 이 신화에 도전했습니다. 그냥 신화가 아니고 '그림에 깃든 신화의 꿈'이라는 주제로 말이죠. 하지만 그림 작품에 촛점을 맞추지 않고, 화가들의 단골 주제가 되는 신화 속의 인상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사건에 관련된 그림들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에로스와 프시케'라던지, '비너스의 탄생', '피그말리온'같이 신화에 관심있는 이야기라면 모를 수 없는 이야기죠. 그 '모를 수 없다'는 단서 때문에 신화 서적을 몇권 읽은 사람들에게는 신선함은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전문적인 신화 이야기뿐 이윤기와는 다르게, 이야기 자체의 전달 보다는 주인공들의 감정이나 작가의 느낌들을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신화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하는 접근이기에, 어떤 점에서는 신화를 전혀 모르는 문외한들에게는 더 어려운 접근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사건 속의 조연이나 그림을 그린 작가에도 시선을 주어, 단순히 신화에 국한 되지 않고 작품과 작가에까지 알 수 있는, 서양 문화를 이해하는 두가지 코드인 '그리스 로마 신화'와 '크리스트교' 가운데 전자를 폭넓게 이해하는 썩 괜찮은 교양서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조금은 짙게 느껴지는, 작가의 페미니즘적인 성향이 싫지 않다면, '페이퍼'에 실린 그녀의 글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선물이 되겠습니다.(사실 이런 점에서 신화에 대한 지식이 많이 필요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랑, 욕망, 슬픔, 외로움이라는 주제로 각각 네 가지 이야기씩 총 16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신화적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법도 합니다. 하지만 유명한 명화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식을 얻고 교양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변함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너스의 탄생'이 가장 인상적이더군요. 비너스(아프로디테)는 바로 사랑의 여신으로 물거품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랑도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밖에 없다죠. 신화 속에 녹아있는 옛사람들의 삷과 세상에 대한 통찰력, 그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재미와 더불어 신화를 읽는 가치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그 통찰력은 보편적인 것이기에 모든 인류의 공통적인 문화 유산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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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지 히토나리 - 우안 <2>
'좌안', '우안'의 다른 책들에 비해 상당히 오래 읽은 마지막 '우안' 2권.
결론은 마리의 이야기 '좌안'이 성장연애소설이었다면, '우안'은 성장, 초능력, 심령, 종교에 미스터리까지 결합된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야겠다. 마리와 큐, 두 사람 인얀의 연결고리는 중요하지만 역시 큐의 이야기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비오면 생각나는 파전'처럼 큐의 인생에서도 가끔식 생각나는 사람이라고 할까? 물론 파전보다야 중요한 존재이지만.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되는 사람들 중에서, 두 사람의 가족말고 화가 '시즈오'가 중요한 조연으로서 마리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부각되어, 어린시절 마리의 오빠이자 큐의 친구인 '소이치로'만큼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후반부에는 언급도 없어서 좀 아쉬웠다.
'좌안'에서 거의 편지로만 만날 수 있었던 큐이기에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역시 많은 부분이 해소되었다. 하지만 의문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큐와 네네의 연이은 교통사고는 과연 우연이었을지, 프랑스의 초능력 연구소의 진짜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큐의 제자 소노 분도의 과거와 큐가 목숨을 구해준 슈켄사의 이야기 등등...
나약한 여자이지만 강인한 영혼의 소유자였고 운명을 능동적으로 개척해가는 마리에 비해, 염동력, 예지력, 공중부양 등 강력한 초능력에 건장한 신체를 가졌지만, 운명을 능동적으로 개척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 나약한 의지 때문인지, 답답하기만 했다. 깨닭음을 원하지만 스스로 나아가려는 노력은 많이 하지 않고 우유부단한 모습은 어쩌면 그의 게으름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들기도.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떻게 그렇게나 타락할 수 있었는지, '좌안'의 마지막 모습과 '우안' 1권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나 이상했는데, 그렇게나 영특한 그의 어린시절을 생각하면 대반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구도자 같았던 그가 알콜중독자가 되는 모습은 조금은 억지스럽기도 하다.
아미와 사키를 통해 마리와의 인연을 이어나가는 모습은 그래도 해피엔딩. 확실히 '냉정과 열정사이'와는 다른 느낌의 소설로 '냉정과 열정사이'를 기대하고 읽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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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지 히토나리 - 우안 <1>
'냉정과 열정사이'의 두 작가(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가 '냉정과 열정사이'의 발표 10주년을 기념하여 쓴 작품이라고 하지만, '좌안'을 먼저 읽고 난 느낌은 '냉정과 열정사이'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여자 주인공 '데아우치 마리'의 이야기를 다룬 '좌안'에서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두 주인공(아오이와 준세이)이 자신의 이야기에서 상대방이 차지하는 비중과는 다르게, 마리에게 큐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답게도 연애와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상대방은 큐가 아닌 여러 남자들이었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다른 남자는 마리와 큐에게 모두 중요한 인물인 '소이치로' 정도였다.
하지만 '큐'의 이야기에서 '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큐의 인생에서 계속 따라다니는 마리의 그림자. 그렇기에 비극이 시작된 것일까? 그렇기에 아마도 두 사람은 서로 결코 만날 수 없는 강의 양쪽을 걷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친형과도 같았던 소이치로의 죽음으로 큐에게 찾아오는 죽음들은 그를 어린 나이에도 조숙하게 만들고, 더불어 그의 초능력은 그에게 평온한 삶을 허락하지 않는다.
연애소설인 마리의 이야기와는 다른, 조숙한 큐의 철학자같은 어린 시절 이야기는 역시나 재미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에쿠니 가오리보다 츠지 히토나리의 글이 솔직히 더 유려하고 재미있다. 더불어 연애성장소설이었던 '좌안'과는 다르게 초능력과 철학이 곁들여져서, 상당히 깊이 고뇌하는 성장소설이 되었다. 연애가 빠진 것은 아니지만, 마리의 이야기에 비하면 큐의 이야기에서 사랑이랑 중심 주제가 아닌듯하다. 사랑도 인생이라는 큰 강의 지류로서 큐의 성장에서 배우고 사색해야할 대상이라고 할까?
좌안 1권과 거의 같은 시간대에 끝난 우안 1권,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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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 좌안 <2>
주인공 '마리'의 약 30세부터 50세 정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좌안'의 2권.
1권에서보다 마리의 남성편력은 약해져서 한 사람만이 등장하고, 마리의 딸 사키는 더 큰 비중으로 다가온다. 늙어가는 마리와 성장하는 사키는 엄마와 딸로서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보여주면서 시대의 변화와 두 사람의 성장과정에서의 차이를 비교하게 한다.
마리의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들, 어린시절에 자살한 오빠 소이치로와 옆집 친구 큐, 그리고 유일한 마리의 남편 하지메가 결국 인생의 방향을 결정했다고 해야겠다. 역시 큐와 교차되는 부분은 거의 없는 수준인데, 1권에서보다는 큐의 이야기 '우안'을 궁금하게 만든다.
먼길을 돌아서 연인이 아닌 다시 옆집 친구로 재회한 마리와 큐, 서로 많으 다른 인생을 살아왔지만 사실은 많이 닮아 있는 삶을 살아왔음을 짐직하게 만드는 결말은, 강 양쪽의 둔덕을 의미하는 제목의 의미 처럼 끝까지 만날 수는 없겠지만, 언제나 함께 달릴 수 밖에 없는 두 사람의 운명을 의미하나보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이어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분신들, 마리의 딸 사키와 큐의 아들 아미에게 인생의 과제가 되었다.
성장, 가족, 연애, 그리고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오랜만에 재밌는 에쿠니 가오리의 장편소설이었다. 이제 우안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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