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수영' 6집 리뷰를 쓰면서 마지막에 이수영의 전 소속사 '이가기획'의 지나친 상술을 비난한 일이 있었다. (이수영 6집 리뷰)
하지만 6.5집을 마지막으로 이수영과 이가기획은 지난 4월 즈음 돌아섰고 언론에서는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식으로 띄워주는 기사들을 볼 수 있었다. (관련글)
지나친 상술로 상당히 마음에 안 들었던 이가기획이 이렇게 순순히(?) 이수영을 놓아준다니, 매우 의아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가기획에 대한 반감을 그나마 조금은 덜 수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역시 드러났다. 10월 21일, 바로 이번주에 발매되는 이수영의 7번째 앨범이자, 소속사를 옮긴 후 첫 앨범인 'Grace'의 예약판매가 지난달 말 즈음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대표적인 인터넷 음반몰 오이 뮤직의 예약판매 코너를 보자. (바로가기) 이수영 7집 'Grace' 밑에 또 다른 '이수영'의 이름을 달고 있는 앨범이 보인다. 클릭해보면 레이블은 '이가기획', 발매일은 '10월 20일'이다.
정말 어이 없는 노릇이다. '역시나' 이가기획이다. 트랙 리스트를 살펴보면 일본어 곡이 3곡 추가되었다는 점 외에는, 지난번에 울궈먹은 6.5집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또 왜 하필이면 7집의 발매 하루 전인 20일을 발매일로 잡았을까?
이 썩은 심보는 정말 해도 너무했다. 이미 떠났고 울궈먹을 만큼 울궈먹었으면서 또 울궈먹고 발목을 잡아야 속이 풀릴까? 물론 기업이 이득을 취하기위해 '상술'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장사에는 '상술'말고도 '상도'라는 것도 있다. 그렇게 상도도 모르고 상술만 피우는 기획사들이 우리 음반시장을 갉아먹고 있다.
한 때, 엄청 잘 나가던 가수 '조성모'에게도 이런 일이 있었다. 소속사를 옮기고 새앨범을 발표하기 전, 전에 몸담고 있던 기획사에서 '베스트'라는 이름을 단 앨범을 발표하는 바람에 결국 몇 개월 후에나 새앨범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새앨범의 성적은 크게 좋지 않았다.
눈 앞의 이득만을 찾는 이런 썩을 대로 썩은 '악덕 상술'의 기업들, 불법 음원들과 함께 몰아내야 할 '공공의 적'이 아닐까? 음반 업계는 mp3 비난만 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과오를 뉘우치고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자신들의 어리석음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음반 시장의 앞 날을 내다보는 약간의 눈썰미와 음반 업계에서 함께 일한다는 동업자 의식이 아쉽다.
2005/10/16 19:05
2005/10/16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