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부터 정규앨범, OST, 이미지 앨범 그리고 스페셜 앨범으로 매년 꾸준하게 찾아온 이루마씨가 이번에는 'Destiny of Love'라는 스페셜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스페셜 앨범 'Nocturnal lights... they scatter' 이후 약 8개월만이네요.
원래 'Destiny of Love'는 한류열풍의 주역,드라마 '겨울연가'에 -이루마씨의 2집 수록곡- When Love Falls'와 'I...'등이 수록되면서 한류열풍을 타게된 이루마씨가 재일교포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 드라마, '동경만경(東京灣景)'의 OST를 위해 만든 곡들을 수록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파페포포 메모리즈' 다이어리와 함께 이 앨범과 같은 제목의 EP 형식으로 함께 발매되었었구요. 그 EP에 미발표곡, 신곡들을 더 담아서 이번 앨범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2,4,6,8,9번 트랙이 '동경만경 OST'의 수록곡이랍니다. 'Mika's Song'은 이루마씨가 지난해 전국투어 콘서트 중 빠지지 않고 연주하였기에 낮설지 않은 곡이구요.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발매된 이루마씨의 앨범 중 패키지에 가장 신경을 쓴 앨범이기도 합니다. CD케이스는 양장본의 형식에 노란 책장이 가득한 책자의 모습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앞부분의 책장에는 이루마씨의 짧은 곡 해설이 담겨있습니다. 사실 저는 단순히 '해설'이라고 썼지만 딱 그 단어로 정의하기는 어렵네요. 설명이라고 혹은 느낌이라고 아니면 편지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글들입니다. 또 이런 스패셜 패키지에 따르는 'CD collector들의 고통'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레치 달고 사는 케이스'의 문제를 위한 배려도 눈에 띕니다.
지난 앨범 리뷰에 이어 또 밝히지만, 저는 상당히 '親이루마'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이루마씨는 2001년 제가 'Newage'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알게된 첫 한국 출신 아티스트였고, 지난해에는 'Nocturnal lights... they scatter'의 예약판매 이벤트에 당첨되어, 전국투어 콘서트 중 5회를 관람했으니까요.(쇼케이스와 방송 녹화를 합하며 총 8회더군요.) 이번 'Destiny of Love' 예약판매 이벤트에서는 악보집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렸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새로운 시도들 때문인지, 저에게는 몇몇 곡에서 일본 뉴에이지 듀오 'S.E.N.S'를 떠오르게하네요. 제가 많은 뉴에이지 아티스트들의 곡을 섭렵하지 못했기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Destiny of Love'에서 코러스의 사용이나 'Mika's Song'의 두 가지 버전에서 피아노 멜로디의 흐름과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 그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다른 트랙들에서는 역시 '이루마의 곡이다'라는 느낌입니다. 대부분 그렇지만 '마지막 소리...', '약속...Our Same Word', 'Love Hurts'이 세 곡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특히 '약속...Our Same Word'의 Ochestra 버전에서의 String은 너무나 이루마씨의 곡다움이 느껴지는군요. 지난 전국 투어를 통해 'When The Love Falls' 등의 현악 4중주와 연주를 들어본 분들이라면, 의미를 단박에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지난 정규앨범들과 비교해 보면, '마지막 소리...'는 이루마씨의 1집 'Love Scene'의, '약속...Our Same Word'은 2집 'First Love'의, 'Love Hurts'와 '내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은 3집 'From the Yellow Room'의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요? 저에게는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드네요. 지난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에서도 이루마씨의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트랙 '어떻게 날 잊어야 하는지'에서 좀 더 발전한 이루마씨의 보컬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최근의 '테이'의 2집을 비롯해 몇몇 가수들에게 꾸준히 곡과 가사를 써준 이루마씨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해야하겠네요.
지난 앨범 'Nocturnal lights... they scatter'이 전자 사운드와 보컬로 '확장'을 보여준 앨범이라면, 이번 'Destiny of Love'는 다시 이루마씨의 주무기 '피아노'를 바탕으로 지난 3장의 정규앨범을 정리하고 좀더 성숙된 4집을 기다리게하는 앨범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루마씨 곡의 느낌, 그 소박한 간절함에 세련됨이 덧칠해졌다고도 하고 싶구요. 별점 4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