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CGV에서 있었던 설경구 주연의 영화 '역도산'의 상영회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한국 영화계에 '대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보이지 않았던 터라 기대를 상당히 했습니다.
일본에서 성공한 조선인의 이야기... 이미 올 여름에 개봉한 '바람의 파이터'가 있었기에 '역도산'에서는 또 어떻게 그려낼지도 궁금해지더군요.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바람의 파이터'가 왠지 '미화'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데에 비해, '역도산'은 인간 역도산을 좀 더 사실적으로 그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에게 '조선'이라는 그의 조국은 그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그저 '자신이 태어나고 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나라'일 뿐이지요.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국가 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평범한 사람이 투철한 조국애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면 오히려 거짓말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네요.
야망이 있고, 그 야망을 이루기위해 조금은 비열한 방법을 쓰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화되지 않은(사실 이 영화조차도 미화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역도산에 대해 아주 조금을 알았다고 할까요?
차별 속에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조선인 김신락'보다는 '세계인 역도산'으로 살았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한 개인에게 국가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하게 되더군요. 제가 그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역도산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도 생각됩니다.
영화 자체는 괜찮았지만 우리말이 거의 나오지 않고 99% 일본어로 진행되는 국적 불명이 되기 쉬운 영화가 아닌가 하네요. 별4개 정도?
사족으로 역도산의 부인으로 등장한 여주인공 '나카타니 미키', 청초한 매력이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