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루 + Swinging Popsicle @ 상상마당

1막 2장, '파스텔뮤직 7주년 기념 공연 Stage 1'의 두 번째 무대의 주인공들은 '타루'와 'Swinging Popsicle'이 입니다. '타루'의 첫번째 정규 앨범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Swinging Popsicle이 타루 1집의 프로듀서로 참여하여 작곡 및 연주 등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2008년 1월의 5주년 기념 공연에서도 함께 무대에 오른 일이 있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더구나 타루 1집에 이어 Swinging Popsicle의 새 앨범 'Loud Cut'이 한일동시 발매되면서 한국에서는 파스텔뮤직을 통해 유통되기에, 타루의 쇼케이스일 뿐만아니라 Swinging Popsicle의 쇼케이스도 될 것이라고 예상되었습니다.

금요일 공연과는 다르게 토요일 공연은 '스탠딩'이었는데, 파스텔뮤직에서 공개한 공연 예상 시간은 무려, '대략 3시간'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서서 보기에는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었죠. 또 하루 전 공연과는 다르게 압도적인 남성 우위를 보이는 남녀 성비였습니다. 입장시에 나누어준 뱃지처럼 '김타루로 대동단결'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야생타루당'의 당원들 역시 남성이 압도적인가 봅니다.

오프닝 게스트는 '파스텔뮤직'의 신예로 1집을 준비 중인 '이진우'가 올라왔습니다. 7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의 수록곡으로 '델리스파이스'의 곡을 리메이크한 '고백'을 들려주었습니다. 앨범에서는 'Epitone Project'와 '루싸이트 토끼'의 '조예진', 두 사람과 분담하여 불렀던 곡이기에 홀로 부르는 모습이 바빠 보였습니다. 이어 두 번째이자 마지막 곡으로 준비중인 앨범에 수록될 'Sorry'를 들려주었습니다. 그가 갖고 찾아올 앨범에서 얼마나 그의 매력을 들려줄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메인 무대의 첫 번째 팀은 'Swinging Popsicle'이었습니다. '타루'와 비교하면 뮤지션으로서 상당한 선배이기 때문에 Swinging Popsicle이 먼저 오른 점은 조금은 예외였습니다. 물론 '타루'가 공연의 주최인 파스텔뮤직 소속이고, 파스텔뮤직이 Swinging Popiscle과는 지속적으로 돈독한 관객를 유지하여 왔고 Swinging Popsicle로서는 '초대가수' 정도의 입장이기에 그랬겠지만, 이 노련한 밴드의 너그러운 아량에 감탄할 수 밖에 없네요.

전작인 앨범 'Go on'의 수록곡들과 'Snowism', 그리고 '베란다 고양이'이 정도 외에, 그 이전 앨범들은 거의 모르는 저에게는 낯선 곡들이 몇 곡 이어졌습니다. 첫 곡인 라운지음악풍의 'Afterglow'에 이어 Swinging Popsicle다운 팝 넘버들인 'I love your smile', 'サテツの塔'', 'Remember'였죠.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발매되지 않은 앨범들에 수록된 곡들로 특히 'Remember'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흥을 돋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죠. 그리고 그 점이 이 밴드의 내공이었구요.

이번 공연은 세 멤버인 미네코, 히라타, 시마타 외에 드러머 세션인 '코지'와 함께하고 있는데, 그는 미네코와 히라타가 대학교 시절에 같이 밴드를 했던 선배라고 합니다. Same University지만 not same age의 강조가 있었죠. 드러머 코지가 잠깐 무대에서 내려갔고, 미네코는 의자에 앉아 두 곡을 어쿠스틱으로 들려주었습니다. 베란다 고양이나 Snowism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귀에 익은 '遠い空''과 'Veranda Neko(베란다 고양이)'가 바로 그 두 곡이었습니다.

다시 드러머가 등장했고, 너무나 귀에 익은 멜로디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앨범 'Go on'의 첫 곡인 'Rainrounds'였죠. 그러고보니 이 곡의 기타 연주나 곡 구성은 타루 1집의 첫 곡 'Night Flying'의 느낌과 닮아있더군요. 당연히 같은 작곡자이니 그렇겠죠. 이어 5주년 기념공연에서도 라이브로 들려주어 신선했던 'Chocholate Sould Music'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때, 공연장의 분위기는 절정에 오르고 있었죠.

'Joy of Living', '靜寂と流星', 'Something New', 'Change', 'I just wanna kiss you'까지 밴드 사운드에 충실한 곡들이 이어졌습니다. 그 중 'Something New'는 제목처럼 신곡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번 앨범 'Loud Cut'은 완전히 새로운 곡들을 담은 '정규 앨범'이라기보다는, 앨범을 통해서는 미발표된 신곡과 지난 인기곡들을 담은 '스페셜 앨범'에 가까운 앨범입니다.

타루의 무대가 시작되기전, 두 번째 게스트로는 조금은 예상했던 '노리플라이(No Reply)'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이 밴드의 보컬 '권순관'이 타루와 함께 노래했기 때문이죠. 그래도 다른 레이블의 유망주를 게스트로 초대하는 파스텔뮤직의 '대인배 기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리플라이의 '앨범 발매 기념 공연', '싸이월드 디지털 뮤직 어워드', 'Live THEY'에 이어 타루의 쇼케이스까지, 최근 상당히 자주 보게되네요. 앞서 이진우도 언급했었지만, 예비군 훈련소를 방물케하는 남성 우위에 조금은 당황한 모습이었습니다.

노리플라이는 앨범 첫 번째 곡인 '끝나지 않은 노래'와 두 번째 곡인 '시야'를 들려주고 내려갔습니다. 곧바로 타루와 함께 불렀던 '내일이 오면'이 이어지리라 기대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노리플라이의 공연은 여성팬이 많고  좌석인데, 이번 공연은 워낙 남성들이 많고 스탠딩이라 반응이 좋았기 때문인지, 두 사람의 모습에서도 전에 느끼지 못했던 열기가 느껴졌습니다. 이 밴드의 노래들은 최근 자주 들었기 때문인지 이제는 조금 따라부르게 되더군요.

드디어 관객 대다수가 기다렸을, 이 날의 주인공 '타루'가 키보드 세션 '오수경'과 등장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그녀의 1집 쇼케이스를 겸한 파스텔뮤직의 '7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취지에 맞게, 7주년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그녀가 리메이크했던 'Kiss Kiss'를 들려주었습니다. 워낙 제가 좋아하는 곡이고(스위트피 버전과 타루 버전 둘 다), 싸이월드 뮤직과의 인터뷰에서 이 곡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에 대단히 공감했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이 노래를 들을 때는 정끝별 시인의 <내 처음 아이> 라는 시가 꼭 떠올라요. 내 안에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린 소녀를 마주하게 되거든요. 사랑을 주세요. 모두 자신안에 있는 유년시절의 이에게 사랑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루>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가 파스텔뮤직의 여러 뮤지션들과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이구요. 그들의 음악에는 분명 '유년시절의 이'를 보듬어주는 무엇이 있습니다. 특히 제가 유독 좋아하는 '미스티 블루'가 꼭 그렇습니다. 1집의 '위로'부터 최근 여름 EP의 '빨간 벽돌집 바이엘'까지 그렇습니다. 타루도 그런 곡들을 쓰는 뮤지션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어 앨범 수록곡 가운데 가장 말랑한 곡이라고 할 수 있는  '연애의 방식'이 이어졌습니다. Kiss Kiss는 1집 수록곡이 아니었으니 그렇다고 해도, 앨범 수록곡에서 Swinging Popsicle이 등장하지 않은 점은 예상 밖에었습니다. 기타를 둘러멘 그녀는 기타 연주와 함께 자작곡 한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여기서 끝내자'라는 곡으로 기대을 뛰어넘는 몰입도와 감수성에 놀랐습니다. 왜 이 곡은 앨범에 수록하지 않았나요?

오프닝 게스트 '이진우'가 기타 세션으로 등장했고 타루와 함께 'Just Go'를 들려주었습니다. 연주는 좋았지만, 그의 코러스는 소리가 조금 큰 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추모앨범에 수록되었던 '겨울새'가 이어졌습니다. 이미 예고를 했지만, 눈물을 글썽이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마음은 숙연해졌습니다.

오프닝 게스트부터 기타 세션까지 수고해준 이진우가 내려가고, 드디어 Swinging Popiscle이 무대위로 등장했습니다. 오리지널 밴드와 함께 한 첫 곡은 바로 방방 뛰는 분위기의 'Slow Star'였습니다. 분위기를 바꾸어 방방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를 따라 야생타루당원들은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이어서 새로운 편곡으로 더 신나는 곡이 된 'Yesterday'가 이어졌고 싱얼롱 타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는 남성팬들의 기세는 좁은 공연장이 아닌,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이나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같이 야외에 방목했다면 슬램이라도 할 기세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외치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남동생에게 타루의 노래들 들려주세요. 그리고 그녀의 매력의 노예가 되어 함께 놉시다!'  대한민국 남동생들에게 한 번 즈음은 그녀의 목소리를 들려주어야한다고 생각됩니다.

분위기의 절정은 바로 1집의 타이틀 곡이라고 할 수 있는 'Night Flying'이었습니다. 앨범의 첫 곡이기도 한, 이 곡은 앞으로 타루의 공연에서 언제나 울려퍼질 만한 넘버가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싱얼롱의 절정이 될 곡이겠구요. 이어서 노리플라이의 권순관이 등장했습니다. 그는 엄청난 열기에 조금은 압도된 분위기였고, 사단을 거느린 타루는 그에게 장난을 쳤습니다. 당연히 '내일이 오면'을 들을 수 있었고 조금은 차분한 분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권순관이 퇴장하고 편안한 팝락 넘버 'Don't let me down', 흥겨운 분위기의 'Talk & Play'와 양심의 판단을 맏기는 '쥐色귀 녹色눈'으로 예정된 순서는 모두 끝났습니다.

당연히도 모든 관객들을 앵콜을 외쳤고, 퇴장했던 타루와 Swinging Popsicle은 다시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세탁기'와 'Sad Melody'였습니다. 하지만 독특하게도, Swinging Popsicle의 곡이고 타루가 리메이크한 곡들이기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번갈아 불러 '세탁기 + Snowism'과 'Sad Melody'이 되었습니다. 타루와 미네코가 함께 우리는 두 곡은 앞으로 경험하기 힘든 멋진 앵콜곡들이었습니다. 더불어 앨범을 제작한 오리지널 밴드인 Swinging Popsicle과 함께한 흔하지 않은 공연으로, 타루 1집 및 향후 활동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3일 연속 공연의 끝, 마지막 날에 뵈요!

2009/09/07 20:50 2009/09/07 20:50

타루 - TARU

'더멜로디' 출신의, 무지개빛 보컬 '타루(Taru)'의 1집 'TARU' 전격 발매!

깔끔한 음악을 들려주었던 '더멜로디'였지만, '더멜로디'는 별로 정감이 가지 않는 밴드였고 그 시절의 타루에게는 그다지 호감이 가지않았습니다. 밴드의 목소리자 얼굴이라고 할 수도 있을 타루는 '프론트 우먼'으로서 보다는 단지 악기와 비슷한 '보컬리스트로'서 존재하는 분위기였고, 무대를 이끌어나갈 역량도 부족한 모습이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더멜로디의 음악도 이쁘지만 향기 없는 꽃같은 느낌이었구요. 하지만 더멜로디의 해체 이후 '타루'라는 솔로 뮤지션으로 다시 출발하여 2008년에 발표된 미니앨범 'R.A.I.N.B.O.W'로 그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이 미니앨범에는 같은 파스텔뮤직 소속의 'Sentimental Scenery'가 작곡 및 프로듀싱에 참여하였고, 이후 이동통신사인 LGT의 전용폰 CF 삽입곡(Bling Bling)과 거대 게임기업 EA의 모바일 게임 주제가(시간의 날개) 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고 타루는 보컬로서 역량을 오르막은 달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정규 1집은 그 '환상의 짝궁'이라고 할 수 있는 Sentimental Scenery가 아닌, 일본의 인디밴드 'Swinging Popsicle'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미니앨범의 수록되었던 곡 'Yesterday'가 바로 타루를 위해 Swinging Popsicle이 선사한 곡이었고, 더 시간을 되돌린다면, 2008년 초에 파스텔뮤직의 5주년 기념으로 있었던 공연에서 'Swinging Popsicle'과 함께 그들의 곡을 우리말로 부르기도 했었기에 타루와 Swinging Popsicle의 조우는 낯설지 않습니다.

첫곡 'Night Flying'은 Swinging Popsicle의 곡답게 신나는 기타연주로 문을 여는 트랙입니다. 가벼운 팝락 사운드드의 활주로 위로 이륙을 시작하는 '타루호'에 승선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야간비행'을 뜻하는 제목 때문에, 훗날 타루가 라디오 DJ를 하게 된다면 시그널 송으로 사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귀에 익은 사운드로 시작하는 '세탁기'는 바로 Swinging Popsicle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을 'Snowism'의 번안곡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생긴 인연의 얼룩을 세탁기로 세탁하는 모습처럼 말끔히 지우자는 가사는 '미스티 블루'의 정은수가 썼다고 하네요. 미니앨범에서 타루가 좋아하는 곡인 '미스티 블루'의 '날씨맑음'을 리메이크해 불렀던 점을 생각한다면, 타루와 미스티 블루의 돈독한 관계를 유추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앨범 발표와 함께 뮤직 비디오가 공개된 '연애의 방식'은 노래하는 타루만큼 발랄하고 귀여운 가사가 인상적인 트랙입니다. 여러 드라마의 OST로도 목소리를 들려준 그녀이기에, 이 곡이 청춘연애물의 삽입곡으로도 잘 어울릴 만합니다. 제목이 '연애의 방식'이기에 서로 다른 연애의 방식 때문에 겪는 갈등들을 이해해 나가야하지 않을까요? 제목부터 눈에 익은 'Sad Melody' 역시 Swiniging Popsicle이 불렀던 곡입니다. 파스텔뮤직 5주년 기념 공연에서 Swinging Popsicle의 보컬 '미네코'가 우리말로 번안한 가사로 들려준 일이 있었는데, 가사를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같은 가사라고 생각되네요. 원곡이 상당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는데, 편곡이 달라지면서 그 무거움은 덜해졌습니다. 하지만 타루만의 색깔이 표현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모 핸드폰 CF의 모토가 생각나는 'Talk & Play'는 두 번째 앨범을 준비 중인 '나루'가 참여한 트랙입니다. 흥겨운 펑키 사운드, 시원한 타루의 보컬, 그리고 당찬 가사에서는 상당히 대중가요의 색이 짙게 느껴집니다. 스트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기타팝 'Just Go'는 강렬한 느낌의 제목과는 다르게 어쿠스틱의 색이 짙은 트랙입니다. Night Flying이 에니메이션의 오프닝 송이라면, 이 곡은 쓸쓸한 분위기 때문에 엔딩송으로도 어울리겠습니다. 그 만큼 만화적 감수성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Night Flying에 이어 달리는 트랙인 '쥐色 귀, 녹色 눈'은, 오해하기 쉬운 제목만의 발음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도발적(?)이고 그에 못지 않게 비판적인 가사를 노래합니다. 심오한 제목은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을 다르게 표현한 제목일지도 모르죠.

'노리플라이'의 '권순관'이 참여한 '내일이 오면'은 화려하면서도 복고적인 사운드로 시작하는 트랙입니다. 이미 컴필레이션 앨범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의 수록곡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에서 입을 맞추었던 그들이기에 호흡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달짝지근하지만 달콤하지만은 않은 가사는, 아직도 알 수 없는 정체성 속에서 혼란스러운 키덜트들과 저물어가는 20대의 어딘가에 서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될 법합니다. 이어지는 'Daydream'은 요즘 대세인 오토튠을 적절하게 이용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트랙입니다. '백일몽' 혹은 '헛된 공상'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행복 속에서 느껴지는 불안, 헛된 기우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Slow star'는 Swinging Popsicle이 불렀던 일본 게임 주제가로, 발을 구르며 흥얼거릴 만큼 흥겨움이 가득한 트랙입니다. 진한 쓸쓸함과 그리움이 담겨 있는 'Don't Let Me Down'이어 'Yesterday'의 새로운 버전으로 앨범은 끝납니다. 보너스트랙이자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Sentimetal Scenery와 함께한 '시간의 날개'는 이미 온라인 싱글로 공개된 곡이지만 반갑습니다. 제목처럼 상쾌하게 날아오르는 타루의 시원한 목소리가 빛나는 트랙이죠.

홍대 인디씬을 넘어서 대중적으로 어필할 만한 사운드와 목소리를 들려주는 타루 1집은, 그래서 '상당히 대중적'입니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타루를 모르는 사람들도 흥겹게 즐길 만한 트랙들로 가득하구요. 점점 더 무르익어가는 그녀의 가창력도 귀를 즐겁게 합니다.

하지만 정규 1집으로서는 아쉬움이 큽니다. 타루만의 색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보입니다. 같은 소속의 요조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함께한 'My name is Yozoh'를 발판으로 1집에서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좀 더 자신의 색을 보여주었던 점을 생각했기에, 이 앨범에 대한 기대는 높았습니다. 물론 모든 뮤지션이 싱어송라이터가 될 이유는 없지만, 앨범 'TARU'는 목표가 되는 도약점이 아닌, 더 높은 도약을 위해 'R.A.I.N.B.O.W'에 잇는 또 다른 발판처럼 보입니다. 짙은 Swining Popsicle의 색은 역시 같은 소속의 '미스티 블루(Misty Blue)'의 최경훈이 다른 보컬과 함께 'Belle Epoque'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발표했던 것처럼, 이번 앨범이 Swinging Popsicle의 Belle Epoque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요.

아직 타루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던지는 1집이라고 하겠습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2009/08/27 16:40 2009/08/27 16:40

Swinging Popsicle - Go on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에서 날아온 삼인조 'Swinging Popsicle'의 'Go on'.

Swinging Popsicle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평소 자주 들르는 '파스텔뮤직'의 홈페이지에서 어떤 곡을 듣게 된 후였습니다.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에 약간은 어설픈 느낌의 영어 보컬이 어우러져 흥겨운 배경음악은 바로 제 귀를 사로 잡았죠. 그 곡의 제목은 사운드와 너무 잘 어울리는 'Chocolate Soul Music'이었습니다.
 
'Swinging Popsicle'은 보컬에 '미네코 후지시마', 기타에 '오사무 시마다', 베이스에 '히로노부 히라타'로 라인업을 이룬 삼인조 밴드입니다. 1995년에 신문광고를 통해서 서로 만나 밴드를 결성했다고 하니, 10년이 넘은 장수 밴드인 셈이죠. 가사는 노래를 부르는 '미네코'가 주로 쓰고 작곡은 거의 전부 '시마다'와 '히라타'가 각각 하는 듯한데, 이런 분업은 (아쉽게도 얼마전에 보컬 '지선'이 탈퇴한) '러브홀릭'을 떠올리게 합니다. 러브홀릭도 작곡을 각각 기타와 베이스를 담당하는 '강현민'과 '이재학'이 나뉘어 했으니까요. 10년 넘게 한 밴드에 함께했지만, '시마다'와 '히라타' 두 사람이 작곡한 곡들에는 각자의 개성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개성에 따라 앨범 'Go on'의 트랙들을 두 가지 분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앨범에서 시마다의 곡들은 주로 일렉트로니카와 접목한 팝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히라타의 곡들은 밴드 사운드에 기반한 팝-락에 가깝습니다.

이 밴드의 기존 인기곡들과는 다르게, 청량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앨범을 시작하는 'Rainbounds'는 앨범의 타이틀 곡인 'Chocolate Soul Music'과 더불어 시마다가 지향하는 방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クラッシュ'은 역시 시마다의 곡으로 일렉트로니카와 거리가 있지만, 히라타의 곡들과는 다른 느낌의 곡입니다.

반면 세 번째 트랙'Stay By My Side'는 히라타가 지향하는 방향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안정적인 밴드 사운드를 바탕으로 편안하고 서정적인 팝을 들려줍니다. 사랑스러운 가사 역시 '팝다움'이 느껴집니다.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Cracker'를 통해 미리 공개되었던 '哀しい調べ(Sad Melody)'는 제목처럼 앨범에서 가장 슬픈 곡이고, 이어지는 'フレンザゲイン'은 가볍고 경쾌한 연주와는 달리, 방향을 알 수 없는 청춘의 단편을 가사에 담고 있는 곡입니다. 두 곡 역시 그의 스타일이 녹아있습니다.

스타일리쉬한 'Chocolate Soul Music'은 데뷔 10년이 넘는 밴드의 곡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신선함을 자랑합니다. 댄서블한 사운드는 시부야계의 곡들과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구요. 아기자기하고 깜짝한 사운드의 'Nothing's Gonna Changes My World'는 시마다의 실험 정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마다의 두 곡이 지나고 다시 히라타의 두 곡이 이어지는데, '?像とノイズ'은 누렇게 변할 정도로 오래된 책장 사이에서 찾은 추억의 흑백사진 같은 이미지로 들립니다.  'I Will Ж My Will'은 흩날리는 가을 바람처럼 쓸쓸함으로 충만한 곡입니다. 감정을 흔드는 바이올린 연주와 코러스는 담담하고 메마른 보컬에 처량함을 더해줍니다. 후렴구에는 애끊는 감정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Chocolate Soul Music'이 사마다의 타이틀 곡이었다면, 저는 이곡의 히라타의 타이틀 곡이라고 하고 싶네요.

마지막은 시마다의 두 곡으로 마치게됩니다. '雨音~I wish you were here~'는 '빗소리'라는 제목처럼 빗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의 전자음으로 시작합니다. 비 갠 뒤 화장한 날씨처럼 밝은 목소리지만, 가사는 혼자 걷는 비 속에서 그리움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마지막 곡 'Go on'은 제목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이 긴, 7분여에 이르는 트랙입니다.

서로 다른 음악색을 지향하는 시마다와 히라타이지만 두  사람의 곡들은 이 한 장의 앨범 안에서 위화감 없이 녹아들어 Swinging Popsicle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조화의 중심에는 대부분의 가사를 쓰고 노래하는 '미네코'의 탁월한 능력이 있기에 가능했으라 생각됩니다. 밴드 결성 10년이 넘었지만, 세월에 마모되지 않고 진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Swinging Popsicle, 앞으로도 기대해봅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
2009/05/10 03:45 2009/05/10 03:45

Swinging Popsicle in 1월 26일 백암아트홀

마지막은 'Swinging Popsicle'이었습니다. 최근에 나온 앨범 'Go On'이 참 좋았기에 기대가 되는 공연이었습니다.

새 앨범의 수록곡들과 더불어 지난 인기곡들도 들려주었습니다. 중간에는 '타루'가 등장하여 2곡 정도를 우리말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보컬 '미네코'는 'Sad melody'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직접 부르는 열정까지 보여주었습니다. 'Chocolate soul music' 등 귀에 익은 곡들과 더불어 지난 앨범 수록곡인 'Snowism'이라는 곡도 참 좋았습니다.

이들도 정말 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Swan Dive나 Swinging Popsicle이나 1995년 즈음에 결성하여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데, 그만큼 그들의 호흡과 무대 장악능력은 대단했습니다.

세 팀 모두 대단한 라이브 실력을 보여준 공연이었습니다. '5주년 기념 공연 다웠다'고 할까요? 총 3시간이 넘는 공연이었지만 지치기보다는 너무나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멋진 공연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네요.

2008/02/03 01:17 2008/02/0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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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에 가보니 도착해있던 따끈따끈한 신보들!!

'속옷밴드'의 정규 1집이자 마지막 앨범이 될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앨범 제목은 이 '속옷밴드'라고 줄여 부르는 이 밴드의 진짜 이름이기도 하다. 수록곡은 달랑(?) 7곡 뿐이지만 총 재생시간은 40분이 넘는, 상당히 긴 곡들을 수록하고 있어 8분대의 곡이 2곡, 9분대의 곡이 한 곡이나 된다. 첫곡 '안녕'과 파스텔뮤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멕시코행 고속열차'는 압권!!

역시 파스텔뮤직에서 발매된 컴필레이션 앨범. 파스텔뮤직 소속 밴드들, '크래커(Cracker: Compilation For A Bittersweet Love Story)'.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푸른새벽', '미스티 블루', '어른아이', 티어라이너', '올드피쉬', '도나웨일' 등 정말 화려한 라인업에 파스텔뮤직에서 국내 발매를 담당하고 있는 'Mondialito', 'Swinging Popsicle' 등 일본 뮤지션들의 곡이 더해져 귀를 즐겁게 하는 16곡을 담고있다.

'바닐라쉐이크'라는 이름의 밴드로 활동하던 '허민'양의 1집 'Vaniila Shake'. 비오는 날 창이 넓은 찻집, 창가에 앉아 들을 만한 분위기 있는 곡들을 담고 있다.

'더 브리딩(the Breathing)'의 single 'Walk Away'. 'Daylight'의 멤버이기도 한 프로듀서 '신동우'의 손길이 조금은 느껴지는 괜찮은 single.

마지막으로 '롤러코스터'의 5집 'Triangle'. '숨길 수 없어요'의 MV를 보고 충동구매한 앨범. 롤러코스터의 다른 앨범들은 갖고 있지않아 비교하긴 힘들지만 괜찮은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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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6 22:09 2006/03/26 22:09